태그 : 공돌이

나는야 공돌이

부부만담 2009 05 06

곰돌이란 말을 가르쳐줬는데.

오늘 은행에 약속이 있어서 신랑이랑 같이 갔다. 로비에서 기다리다가 문득 생각나서 물었다.

양파: "내가 갈쳐준 닉넴 뭔지 생각나?"
신랑: "웅... (격력 나만큼이나 즈질이다 ㅎㅎ)"
양파: "생각 안 나???"
신랑: "(잠깐 고민하다가) 도리?도리! 공돌이!!! 공돌이! 나 공돌이!"

...맞긴 맞다만 ㅋㅋㅋㅋㅋㅋㅋ

나쁘다랑 예쁘다, 바쁘다가 다 비슷해서 헛갈린다더니, 듣고 보니 곰돌이랑 공돌이랑 아주 비슷하구려. 누가 컴공 아니랄까봐 ㅋㅋ



by 양파 | 2009/05/06 23:19 | married life | 트랙백 | 덧글(29)

공돌이와 살아야 하는 이유

IT + 생활패턴 

에서 말했듯이

나는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첫남친을 드러운 넘 만나서) 우연으로 IT 업계에 종사하게 되었으므로 100% 프로그래머 성향은 절대로 갖고 있지 않다. 한 달에 약 7일 정도, 그러니까 나흘 건너 한 번 정도 굿 코딩 데이고 그 외에는 (문과의 로망스를 꿈꾸다가 어쩌다가 컴순이가 되어 인생 절망 모드로 땅파기 폐인) 그냥 그럭저럭 버텨나가는 IT 종사자인데


큼큼.

내 첫 남친은 얼치기 IT 시스템 애드민이었고, 두번째 남친 - 지금 남편은 프로그래머에서 출발하여 인프라
엔지니어 (라 쓰고 잡부라고 읽는다) 이다. 주위 친구/남자/동료들도 다 IT 다 보니까 나에겐 '남자란 IT 공돌이' 공식이
있었나 보다.

얼마 전에 곰곰히 생각하다가 충격 먹었다.

혹시라도 딴 남자를 찾아야 하는 그런 비극적인 일이 생겨도 난 어쩔 수 없이 공돌이랑 사귀겠구나. 왜냐하면 나한테는 다음과 같은 남자는 남자로 보이지 않으니까 -

- 독수리 타자법 쓰는 남자
- 네트워크 케이블 잭이랑 전화기 잭 구분 못하는 남자
- 윈도우에서 네트워크 셋업 못하는 남자
- IP 주소가 뭔지 모르는 남자

만약 그 남자가 IT 라면 -

- 리눅스 쉘에서 dir 치는 남자 (아, 난 결국 세뇌당한 거다. 어쨌든 리눅스가 더 마이너하고 더 고상하고 더 지적으로 보이는 거야. 흑.)
- 리눅스는 그래픽 인터페이스가 없고 쓰기도 불편하다는 남자
- 아파치/우분투/스크립트 못 들어본 남자
- 프로그래밍 언어라고는 자바 하나만 알면서 잘난척 하는 남자 (이건 전직 펄 프로그래머인 내 컴플렉스가 좀...)
- ping 모르는 남자
- 윈도우 트레이에 30개 쓸데없는 아이콘 잔뜩 담아두고 성능 느리다고 하는 남자
- DSLR, 혹은 셀폰 API, IDE 에 대해서 5분 이상 말 못하는 남자

그래, 공순이로 살다가 완전히 물들어버렸다. 타이어 못 바꾸는 남자, 바퀴벌레 못 죽이는 남자 등등은 상대하기 싫다고 누가 그러던데, 그거이 석기 시대에는 '닭대가리도 못 비트는 남자', '거미회 못 먹는 남자', '배 찢어줘도 창자 못 꺼내는 남자' 정도였겠지. 그러나 우리는 이제 아주 많이 발전하고 진화했으므로 부정적인 남성상이 '인터넷 안 되는데 네트워크 케이블도 못 만드는 남자'가 된 거다. 뭐, 난 그렇다.

아, 그리고 보니까 얼마 전에 신랑이 씨디 모양 손거울 (-_-) 두 개 주면서 이쁘지? 이쁘지? 너 가져라 해서 뭔가 했더니 orz

하드 드라이브 분해해서 반짝거리는 하드 드라이브는 나보고 거울로 쓰라고 주고 -_- 강력 자석은 냉장고 프리지 매그넷 대신에 붙여 놨다. 덕분에 쇼핑 리스트 교체하려면 일자 드라이버부터 찾아야 된다. 떼기 조낸 힘들다. 또다시 석기시대에 비교하자면, 동물뼈 목걸이 주는 거나 하드드라이브 부속 주는 거나 ... (...잠시 통곡) 그런데 하드 드라이브 손거울로 꽤 괜찮다. (퍽!)

'늘 같은 부류의 남자를 사귀는 여자' 패러디에서 '조각가랑 화가는 아주 달라요' 하는 여자 나오던데, 나도 아마 그럴 듯 하다. '시스애드민이랑 프로그래머는 아주 달라요 +_+' 그리고 좀 다른 분야 남자 사귄다 해봐야 IT 프로젝트 매니저 정도겠지. 흐유.

덧:
- 농담 아니구, 시스애드민이랑 프로그래머는 정말 다른 부류이다. (......)
- 프로젝트 매니저는 정말 싫다. 쪼잔함의 최고를 달린다.
- 다음과 같은 슬로건으로 범국민적인 캠페인을 시작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개발자 != 데스크탑 서포트.'
'빌어봐야 소용없다. 니 컴 안 고쳐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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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ion | 2007/05/19 21:57 | work - IT | 트랙백(1) | 핑백(2) | 덧글(35)

공돌이의 몸값 추세


공돌이의 진화

내 주변 공돌이들 평균을 내 봤다.

15세: 구석에서 지 혼자 잘 놀고 있다. 아무도 잘 안 건드린다. 여자란 생물체가 있다는 건 들어서 알고 있다. 대화를 시도해 보더라도 성공적으로 지속되는 확률은 아주 낮다.
20세: 공대에서 지랑 아주 비슷하게 패션감각 없는 애들과 전자회로 가지고 놀기/ 컴터 가지고 놀기/ 인사불성 될때까지 술마시기 등등으로 대학생활을 보낸다. 촌시럽게 작업 걸다가 차이고, 여자 앞에선 몸둘바를 모르고 부끄러워하다가 말도 못 걸어보거나 정말 어쩌다가 공돌이 사랑해주는 여자분을 찾아서 주위의 시샘을 한 몸에 받지만 여자친구가 생기더라도 무조건 충성하다가/ 컴터 넘 가지고 놀다가/ 여친은 관심 없는 얘기 혼자 마구 늘어놓다가 차일 수 있다.
25세: 20세와 같으나 성격이 좀 더 더러워졌다/ 술 때문에 얼굴이 좀 더 삭았다/ 조금 더 염세주의적으로 변했다 등등.

그러나 여자들의 시선 역시 변한다.

15세: 저 구석에서  뭐 쪼물락 거리는 쟤랑 사귀라고? 30킬로 찌기 전엔 절대 그럴 일 없어!
20세: 으으. 공대 건물 근처만 가도 홀애비 냄새 난다. 옆에 데리고 있으면 폼 안 난다. 아주아주 착하면 좀 키워줄 수 있다.
.
.

그러나 30세가 가까워지면서 이런 여자들이 조금씩 생긴다:

컴터 가지고 노는 거 봐도 '그래 그래도 꾸준하게 자기 일 하는 거지'란 생각 든다. 술처마시고 도박하고 여자 사귀는 것보다 얼마나 건전하냐. 돈도 많이 안 든다.
옷 잘 못 입는 것도 그런대로 귀엽다. 어수룩한 애 꾸며주는 재미도 쏠쏠하다. 남자 옷 잘 입어봐야 천하에 쓸데 없다.
지 일 열심히 해서 돈도 잘 벌고 (외국은 이공계가 괜찮슴다), 보면 볼 수록 참한 신랑감이다.


개인적으로 볼 때에 공돌이 출신들의 단점은:

- 말 안 되는 거 싫어한다. 이유없이 짜증내는데 받아주고 그런 데에 약하다. 첫사랑이라서 무조건 복종모드라면 몰라도.
- 쓸데 없는 곳에 돈 쓰는 거 이해 잘 못 한다. 구두, 옷, 가방 등등은 글로벌급 사기라고 생각하는 애들도 있다. 7천원짜리 운동화로 1년 넘게 견딘다. 월급과 신발/옷 가격은 상관관계가 없다.
- 옷 좀 잘 차려입어서 좋은 인상을 준다던지 하는 거에 별 관심 없다. 겉포장보다 내용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 여자가 보기에 쓸데 없는 곳에 돈과 시간을 많이 투자한다. 장난감 가지고 노는 애로 보인다. 대화 토픽 호환이 힘들다.

공돌이 출신의 장점은:

- 별 거 아닌 일로 감정소모적인 다툼을 시작한다던지 확 변심한다던지 하는 가능성이 낮은 편이다.
- 근무환경및 평균 몸값으로 인하여 (-_-) 바람필 가능성이 좀 낮다. 그런데 이러다가 늦바람 나면 감당 못한다.
- 장난감 가격만 컨트롤 하면 유지비가 싸다. 이것 저것 지르고 싶어 안달할 때에 '이런이런 기능도 아직 없고 제일 싼 가격도 아니다'라고 하면 쉽게 수긍한다. (차에 미친 스타일이라면 유지비로 파산할지 모른다.)
- 개마초들이 드물다. 미끄러운 매너는 없을지 몰라도 제가 할 일 다 하고 여자 힘들지 않게 챙겨주는 것도 잘 하는, 머슴 포텐셜이 다분하다. 어쨌든 말 되도록 설명하면 알아듣고 수긍한다. 쓸데없이 우기진 않는다.

이상은 스물다섯 명의 공돌이와 일하는 공순이 양파의 평론이었습니다.

공돌이의 몸값은 나이와 함께 상승하는 듯 하오니 전국의 솔로 공돌이님들 화이팅!
제 주위 친구들도 하나 하나 여친이 생기던지, 여자_들_이 주위에 자꾸 눈에 띄더니 한참 싱싱한 영계님 물어서 다들 장가가더군요.

by onion | 2007/04/10 04:41 | work - IT | 트랙백(9) | 핑백(2) | 덧글(22)

컴퓨터 하는 남자들

컴터 하는 분들, 특히 프로그램 하는 분들은 세계 어디 가나 너무나도 비슷한 것에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 -_-a 문화 틀리고 언어 틀리고 뭐 그래도 피 나눈 형제보다 비슷한 그 놀라움! 성격적으로 비슷해서가 아닐까 생각.

-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난다 -_-a 딱히 게으르거나 그런 사람들도 아닌데, 이상하게 아침형 인간을 잘 찾아볼 수 없다. 불면증 시달리는 경우도 있고, 그냥 잠버릇이 그런 경우도 있다. 당연히 커피를 아주 사랑한다.

- 패션 감각 제로에 가깝다. 신경 써서 입으면 그런대로 괜찮아 보일 수도 있는데, 신경 아주 안 쓰시면 정말 엉망이다. 나이 서른 넘어도 '좀 있어 보이는' 차림을 하려는 마음 가짐 자체가 없다. 무슨 무슨 컴퓨터 회사/ 전자기기 회사에서 받은 공짜 티셔츠가 최소한 세 개는 있다. 샌달에 흰 양말, 오래된 운동화등을 신고 다니거나 '출근용 신발'이 있더라도 몇 켤레 정도로 신는 걸 맨날 신는다. 대신, 아주 오랜만에 옷이나 신발 사러 가서는 가격 별로 보지 않고 걍 마음에 드는 거 대강 집어서 사고 끝낸다.

- 순수과학, 물리학, 수학, 통계쪽에 관심을 가지며 공상과학을 즐겨 있는 부류와, 반지의 제왕,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며 컴퓨터 게임과 판타지 글을 즐기는 부류로 나눠진다.

- 집에 부서진 컴퓨터 및 컴퓨터 부속, 전자 기기 부품이 늘려져 있다. ㅡㅡ

- 전화 받는 거 별로 좋아하지 않으며, 혼자 조용히 일하는 편이다. 뭐에 꽂히면 이박 삼일 붙들려서 끝장내는 스탈이 있고, 관심 분야가 워낙 많다보니 하나도 제대로 못 끝내는 스탈이 있다. 둘 다인 경우도 많다.

- 여자친구에게 주는 선물로 메모리가 좋다고 생각한다. 하드 드라이브라던지, USB 메모리라던지, 디카용 메모리 등등.

- DSLR 에 대한 관심이 있다 해도 기종과 성능을 줄줄 외울 뿐이지, 사실 사진은 잘 못 찍는다 ㅡㅡ 정말 외곬수로 파는 애들 중에 가끔가다 괜찮은 사진 작가 한 둘은 있다. (5% 정도? ㅡㅡ)

- PSP, 노트북, 메모리 등등 컴터나 전자 기기 하나 쯤에 집착성을 보인다. 여자 구두 한 켤레에 20만원은 비쌀지 몰라도 PS3 몇십만원은 (성능에 비해) 상당히 싸다고 생각한다.

- '매너 좋음'과는 또 틀린, 여성 존중사상이 있다. 여자에게 정중한 편이고 친절하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여성부족 현상으로 인한?) 자기 분야는 여자들에게 관심 없다고, 그리고 여자가 해도 잘 못할 거라고 으례 짐작한다. 조금이라도 예쁜 여자가 비슷한 분야에 종사한다는 거 알게 되고, 그런대로 실력 있다고 생각되면 어린 애처럼 흥분한다. ㅡㅡ

한국 남자들 매너 좋네 없네 하지만 뼛속까지 '프로그래머' 스탈인 한국 남자치고, 내가 지금까지 알아온 영어권 남자들보다 매너 나쁜 남자 만나본 적 없다. 그냥 컴터 좀 만지거나, 게임 좀 할 줄 아는 거랑은 다른 종족이다. 아무래도 성격적인 요소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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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ion | 2006/12/15 20:42 | work - IT | 트랙백(5) | 핑백(1) | 덧글(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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