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29일
우울증 약과 성격 변화
우울증 약을 먹는 친구 중에 눈에 띌 만한 성격 변화를 겪는 이가 몇 있었다. 이 변화라는 것이 아주 큰 것은 아니지만, 그 약간의 차이 때문에 관계 단절까지 가기도 한다.
예1: 평소에는 다른 사람에게 절대로 폐 끼치지 않고 사려깊게 행동하던 사람이다. 그런데 우울증 약 복용 후 부터는 다른 사람의 호의를 당연히 받아들이며 상당히 이기적으로 대한다. 이전엔 점심 값이 없으면 친구에게 빌리고 미안하다고 하며 꼭 갚겠다고 하던 사람이었으면, 변화 이후에는 나 점심값이 없으니 네가 사라는 식으로 대하며, 만날 때마다 반복된다.
예2: 다른 사람에게 싫은 소리 못하던 사람인데, 약을 먹기 시작한 후로부터는 상처되는 말/행동도 쉽게 해버리며 후에 사과도 하지 않는다. 섭섭함을 표현해도 해결욕구를 보이지 않고 귀찮아 한다.
여자의 경우 부작용이 남자만큼 심한 것 같지는 않았다. 보통 우울증 약을 먹고 있다는 사실도 모를 때가 많았다. 그렇지만 최근에 들은 이야기:
남자와 여자는 친구로 지내다가 몇 년 전 결혼하여 잘 살고 있던 커플이었다. 가족 중 한 명의 죽음으로 인하여 여자는 우울증에 걸렸다. 여자의 의사는 항우울제를 처방하였다. 약을 먹기 시작하고 그 후 6개월 내에 여자는 바람을 피우고 이혼을 요구하여 부부는 합의이혼을 했다. 여자는 한 번도 그를 사랑한 적이 없었다고 했다. 1년이 지나고 약을 끊은 여자는 다시 합치고 싶어한다.
이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난 솔직히 좀 신빙성은 없다 느꼈다. 그래서 찾아본 결과 - Eff*** 라는 약을 먹은 사람들 중에 그런 경험을 한 이들이 꽤 있다고 한다. 15년, 20년을 같이 산 부부인데 약을 복용하고 나서 배우자에게 더 이상 사랑을 느끼지 않으며 다른 이에게 더 끌리게 되어 급하게 이혼을 하는 케이스이다. 내 친구가 겪은 일과 비슷하다.
대신, 오히려 더 좋게 되었다는 사람들도 있다. 이상적이지 않은 결혼 생활/ 이성관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가 약을 먹으면서 자존감이 높아지고, 그 사람이 없어도 난 충분히 살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서 배우자/연인을 떠났다는 사연들이다.
소심하던 사람이 약을 먹으면 조금 덜 소심하며 외향적으로 변할 수 있고
별로 소심하지 않은 사람이 약을 먹으면 자신감이 넘치다 못해 조증에 가까울 수도 있는
뭐 그런 방식일까?
이기적이 된다는 것 역시,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너무 매달리고 끙끙 앓면서 우울해지는 사람이라면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와지면서 앓는 것도 덜하지만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고 고려하지만 그들의 평가에 별로 신경은 쓰지 않았던 사람이라면, 타인을 고려하는 마음까지도 덜해지는
그런 거? -_-?
무슨 약을 먹든지 부작용은 있기 마련이고, 99% 의 좋은 결과보다는 1% 의 극적인 부작용이 훨씬 더 미디어를 타는 법이다. 몇천만명이 항우울제를 먹지만 상태가 호전된 사람들보다는 항우울제를 먹고 나서 자살한 케이스가 훨씬 더 부각되듯이 (사족이지만, 항우울제를 먹고 자살을 하는 이유는, 아주 우울하면 자살할 힘도 없다가 항우울제를 먹고 조금 기력이 회복되면 '실행할 힘'도 생기기 때문이란다) 항우울제 부작용 스캔들도 그럴 확률이 높다. 하지만 옆에서 직접 친구들의 성격 변화를 본 1인으로서는..
항우울제 먹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 볼 듯 ㅡㅡa
# by | 2009/10/29 19:01 | Misc | 트랙백 | 덧글(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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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덕틸 역시 같은 기전을 갖고 우울증 치료제로 개발되었던 약이죠.
하지만 계절성 우울증이나 애정결핍으로 인한 우울증 같은 경우 식욕감퇴보다는 오히려 폭식을 유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왜 먹는 걸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거 있죠? 그런게 심하게 나타나고는 하거든요. 이런 경우엔 오히려 우울증 약이 비만을 막아줄 수도 있고 뭐 그렇지요.
슬픈현실...ㅡㅜ
ps 저도 가끔 약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할때가...ㅜㅜ...
대신 현재에 대한 스트레스와 내적 갈등이랄까, 스트레스랄까.... 그게 엄청났습니다, 그저 피곤했고 짜증나고 쉬고 싶었지요.
그런데 그저 자기만 알아달라면서 하루에도 수십번씩 잔소리 하면서 자기 방식에만 맞추라고 들볶아대는 애인...
글자 그대로 보고 싶지도 않아 지더군요. 시간이 지날수록 스트레스만 심해져서 '내가 너 없으면 못 살까봐?!!' 라는 생각이 폭발했고
결국 미친듯이 싸우다가 헤어졌는데, 오히려 헤어지고 났더니 세상이 다 아름다워 졌습니다.... 세상은 넓은가 봅니다..
치료받는 동안 저희 집에 와 있었는데 저는 그분이 그렇게 무심한 거 처음 봤거든요. 어린 맘에 조금 상처도 받고 그랬는데 나중에는 오히려 생기있어지고... 본인 상태가 좋아지고 난 뒤에는 전처럼 잘 지낼 수 있었습니다. 남한테 상처를 안 입히면서 자신을 지켜가는 것도 일종의 트레이닝이 필요한 거라, 그런 걸 해본 적 없는 사람의 경우엔 갑자기 그렇게 하려면 저런 현상이 일어나는 거 아닌가 싶어요.
근데 이게 너무 급작스럽다보니 변화에 적응할 여지도 조금... 뭐랄까; 여튼 이래저래 어려운듯해요;
타인의 시선에 꽤나 좌우되고 끙끙 앓는 편이라...;
ㅜㅜ
미워할거에요 아흑흑.....
담에 언제 오세요 ;ㅁ; 목 쭈욱~ 빼고 기다릴게요~
저보고 원래 10알을 먹어야..(한회당) 되는데..
제가 조종하는 것을 배우고 있던 시점이라 두알만 처방했다고....
문제는 그 두알만이라도 몸 상태가 확 달라지더라구요...
쩝.. 우울증 문제만이 아니였나보네요
정말 약 때문이냐 아니면 원래 우울증이 아니라 조울증이었냐는 알 수 없습니다만....
그리고 다이어트 약 중 리덕...뭐시기와 말씀하신 이펙...뭐시기라는 약은 거의 같은 계통의 약물입니다.
리덕..뭐시기는 원래 이펙...뭐시기를 따라 항우울제로 만들었는데
항우울효과는 별로 없고 입맛이 없어져서 다이어트약이 되어버렸다는 약입니다.
저건 부작용으로 보기는 힘든겁니다 -_-;;;
우울증으로 인해(아니면 그 성격때문에 우울증에 걸려있는) 형성된 성격이 외향적이며 자존감이 올라가서 나타나는 현상이니까요 -_-;;;
그동안 너무 Yes하던 사람은 그걸로 인해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왔고 약과 심리치료를 통해 그게 아니다 라는걸 알게되면 반발심에 더 NO 하고 다니는 케이스도 있고말이죠.
저도 상당히 심각할정도의 내향적인 성격이었지만 치료후엔 상당히 외부접점과의 접촉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더군요.
(그리고 너무 심해서 이건 아니다 싶으면 의사와 상담을 해봐야합니다. 우울증 치료를 하면 매번 의사와의 면담때에 그 사이의 상태에 대해 보고하고 약의 조절(종류나 양)을 하며 심리치료를 해나가기때문에 너무 심한 변화가 있다면 조정이 필요합니다.)
어쩜 약 하나로 성격마저 변화시키는지 ~
신기해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