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8월 16일
바톤 받았어요 >.< 기쁨기쁨 - 외국생활이란
1. 최근 생각하는 외국생활
사실 영국으로 옮긴 건 외국 생활에 포함되는 건지도 잘 모르겠다. 남아공도 영어권이었고, 요하네스버그에서 일하다 보니 아프리칸스계보다는 영국계 애들과 많이 일하고 어울려서, 영국 직장생활 6개월차인데도 뭐 별로 문화 차이라던지 그런 거 잘 안 느낀다. 생활에서도 불편한 거 없고, 하도 후진국에 살다가 오니까 난 뭐 다 좋다. 딱히 '적응'이 필요 없었다.
그렇다면 남아공으로 옮겼던 건? 대체적으로 이민을 간다는 건?
친구와 얘기하다가 나온 얘기인데, 요즘 우리 세대에 외국에 나가서 산다는 것은 꼭 '이민'을 의미하지 않는다. 내 주위 친구들을 봐도 영국에 '잠깐 나와 일하면서 여행도 다니다가 나중에 결정'한다는 거지, 조국을 떠나 영국에 정착한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애들은 거의 없다. 영국/호주/캐나다/미국 등등을 몇 년씩 둥둥 떠다니는 애들도 많다. 그러므로 '재영교포' 뭐 이런 건 무지하게 거창하고, 요즘 세대에겐 잘 맞지 않는 단어라 본다.
Having said that. 그렇지만 언어와 문화가 비슷한 나라들 내에서 움직이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겠지. 내가 영국으로 오면서 적응이 쉬웠던 이유중 하나는, 한국인들이 외국으로 나갈 때에 얼마나 큰 희생을 해야 하는지 잘 알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했던 일을 그대로 할 수 없는 케이스가 무척 많고, 언어의 문제로 실생활에서 참 많은 불이익을 당하는 것을, 당장 내 부모님의 이민 생활로 많이 보고 겪었다. 그렇기 때문에 남아공의 경력을 살려서 바로 취업할 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 삶의 질 희생은 충분히 그냥 넘어가지더라.
늘 한 번 포스팅 해보고 싶었던 주제인데, 외국 생활, 혹은 여행은 필요한가이다. 여행을 다니면 시야가 넓어지고 삶에 여유가 생긴다는 사람들이 있고, 귀찮기만 하고 사람 사는 곳은 다 같다는 이들이 있다. 양쪽 다 맞는 말이라고 본다. 각각 자란 배경이 있고 컴플렉스가 있기 마련인데, 자라온 문화권을 벗어나면서 그 컴플렉스가 사라지는 경험을 했거나, 사회의 제약이 풀어지는 경험을 했다면 확실히 생각하는 방법이 바뀐다. 예를 들어 늘 학벌이 컴플렉스였는데 외국에 나가보니 스카이대는 커녕 한국이 어딘지도 모른다던가, 덴마크 친구를 만났는데 그 친구가 난 ** 대학을 나왔다고 뻐길 때, 사실 나도 그 대학 어딘지 모르는데 이 친구도 마찬가지겠구나를 느낀다거나 할 때이다. 그 외에 여자에 대한 편견, 혹은 남자로서의 부담 같은 것 역시 다른 문화를 겪으면서 그저 내가 자라난 문화권에서만 해당되는 것이구나를 느낄 때의 허탈함 등을 고려하면 여행을 권유할 만하다. 하지만 그런 경험이 없고, 새로운 지역을 탐험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면, 사실 여행은 귀찮고 비싸고 힘들고 남는 거 없는 게 맞다.
더 정리해서 쓰고 싶었는데, 이 부분에서 이틀째 정리가 안 되어 그냥 스킵.
2. 이런 외국생활 감동!
우리 부모님. 뭘 믿고 아프리카로 가셔서 뭘 믿고 사업도 시작하시고, 뭘 믿고 아직까지 거기서 20년 가까이 사서 계시는지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지금 나보고 말 하나 안 통하는 인도 뭐 그런 곳에 가서 살라고 하면 엄두도 안 날 듯. 사실 한국에 들어가는 것도 엄두가 안 난다.
3. 직감적으로 외국 생활이란
유럽에선 참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영국의 20대 중에서 외국에 한 번도 못 나가본 사람은 2% 이하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그만큼 다른 나라 가보는 것이 쉽다. 그에 비해 미국에서는 여권 소지자 퍼센티지가 20% 미만이라고 알고 있다. 외국에 꼭 나가야 좋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여러 다른 모습으로 사는 것을 본 사람들은 매사에 좀 느슨하고 여유가 있다고 믿는다. 뭐 그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고, 저 사람 입장에선 그런가봐, 이런 게 쉽게 된달까.
이야기가 딴 데로 샜는데 -_- 직감적으로 외국 생활이란 - 나의 지금까지의 인생, 현재 가지고 있는 꿈, 원하는 것, 목표에 따라 천차만별일 수 있는 모험, 혹은 고생, 혹은 변화.
4. 좋아하는 외국 생활
나이 들어서 그런지 난 편한게 좋다 -_- 앞으로 외국생활을 더 하게 되더라도 말 통하는 데에서, 일 처리 비슷한 곳에서 살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농촌보다는 도시. 이왕이면 외국인이 많은 곳. 뭐든지 쉽게 구할 수 있는 곳. 편하게 살 수 있는 것. 그런 면에서 현재 런던은 주거환경 열악 빼놓고는 다 좋다.
5. 이런 외국생활 싫어
- 딱히 '현지화'해야 할 필요는 없다 생각한다. 내가 거기서 태어나고 자란 것도 아닌데 억지로 그 사람들 중 하나가 되려 할 필요 없지. 그렇지만 내가 생각하는 나의 민족성을 가는 데마다 드밀 필요도 없다고 본다. 다 자기가 태어난 곳은 흥미롭고, 자기 나라는 자랑스럽고, 자기 나라 사람들은 이렇고 저렇고 할 말 많은 거지. 한국이 딱히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뭐 심하게 빠지는 것도 아니고, 다른 외국인에게는 수많은 나라 중에 하나일 뿐이다. 나한테만 소중하면 됐지 다른 이에게 강요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 같은 맥락으로, 난 이 나라에 왔으니 이 나라 사람이 되겠어 하는 것 역시 별 의미 없다고 생각.
- 그렇지만 꼭 ingrown toenail (파고드는 발톱 ㅡㅡ?) 마냥, 같은 나라 사람들끼리만 어울리고 하는 것도 별로인듯. 이게 안 좋은 이유는 민족성의 억지성 강화 때문이 아니라, 사실 그 타임캡슐에 폐쇄적으로 저장된 민족성이 희한하게 발달하기 때문이다. 60년대에 이민 나오면 60년대 사고방식으로 평생 살고, 80년대 나오면 쌍팔년도 사고방식으로 평생 산다는 게 절대로 농담이 아니다. 한국 자체는 이미 변한지 오래인데 혼자서 구시대적 한국 사고방식 지켜봐야 애국자 상패라도 새겨줄 거 아니잖아. 적당히 적당히.
- 아흑흑. 좀 제대로 쓰고 싶었는데 이틀을 질질 끌다 보니 역시 내 수준은 이것밖에 안 된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고 있다.
- 다음 바톤! 은 어느 분에게 보내드려야 하나 ㅡㅡ?
택씨님 "사진"
fm100 님 "직장 업무"
레몬님 "여행"
요라님 "글쓰기"
세미야님 "대학원 생활"
Hermione 님 "영국생활"
greenmovie 님 "아이들"
마르슬랭 "보스"
highseek 님 "연애이론"
운향목님 "생명공학"
에헤헤. 댓글 목록에서 몇 분 마구 골랐어요^0^; 안 받아주셔도 안 삐침!
# by | 2009/08/16 20:38 | 트랙백(6) | 핑백(1) | 덧글(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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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저는 외국 나가서 살고싶어요.
한국에서 IT하는건 너무 힘든듯.ㅠㅠ
비록 한국이지만 5번에 대해 동감해요. :)
항상 혼자하는 블로깅이라능.
뭐 바쁘지도 않으니 해보긴 해봐야 겠네요.
그와는 별도로 재밌는게 보여서. 아 이전 글에 올렸어야 하나.
게다가 하필이면 제가 제일 좋아하는 주제로!? [꺄아]
저희 조카도 한명 외국생활과 한국생활을 몇년씩 번갈아가면서 하는 모습을 보니 신기하기도 해요.
헉~ 저도 바톤을 받았군요.
사진 바톤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헤헤
이게 참... 사람을 안타깝게 만들죠.
양파님을 보면서 매일매일 꿈을 키워나가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이거 진짜 정말이에요, 90년대 나온 사람들은 또 90년대 사고방식이랍니다. 정말 같이 이야기하다보면 답답할 때가 많죠 ^^;;;;;
옛날에 나오신 분들은 한국을 너무 안타깝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고... ^^;;;;;; 뭐 전혀 그렇지 않으신 분들도 있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