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6월 30일
조기유학생들이 돌아온다 + 아웃라이어
주말에 읽은 아웃라이어는 여러가지로 해석이 될 수 있는 책이다. 성공 못한 건 부모/환경/시대탓이구나! 할 수도 있고, 성공한 사람들도 별 거 없구나! 할 수도 있겠다. 나에게 가장 흥미로왔던 건, '시대가 만들어내는 인재상'이었다. 인류 역사를 통틀어 가장 부자였던 사람들 75명 중의 열다섯명은 1830년대 미국 출신이고. 실리콘 밸리의 스타는 1950년대 중반 출생이 대부분이다 등등.
조기유학생들에 대한 리포트를 읽었다. 내가 한국을 뜬 것이 92년인가 그런데, 내가 나갈 때만 해도 조기유학이 아주 흔한 건 아니었다. 그렇지만 내가 떠나고 1-2년 후부터 대세가 바뀌기 시작하더니 90년대 중후반이 되니까 조기유학생들의 파도가 몰아쳤다고나. 내가 서른이니까, 내 뒤로 떠난 아이들은 이제 이십대 중후반의 나이이다. 취업하고 자리잡을 시기다.
내 주위만 돌아봐도 외국 나온 애들의 행보가 많이 달랐다. 특히 남아공은 고등학교 졸업이 쉽지가 않고 유급제도가 있는데다 시험이 에세이식이 많아 한국 아이들이 고생하는 편이었다. 몇 년 다니다가 포기하고 한국 가서 검정고시 보는 애들도 많았고, 재외동포 자격으로 명문대에 편입해 들어간 애들도 있었다. 미국 명문에 간 애도 하나는 기억난다.
남아공에도 90년대 중반 정도에야 꽤나 많은 숫자가 나왔기 때문에 나 때까지만 해도 정말 한국 사람이 별로 없었다. 난 자라면서 내 동갑 혹은 언니/오빠인 한국 사람과 부딪힐 일이 거의 없었다. 한국인뿐만이 아니라 아시아계 자체가 귀한 나라라 문화충격도 더 컸을 거라 생각된다 (지금은 생각 안나서 모르겠다.) 아참, 외국 주재 햇수와 영어 실력은 절대로 비례하지 않는다. 외국 나와서 고등학교 대학교 다 마쳐도, 한국 국내파보다 못하는 경우 많다. 그렇지만 백명 중에 한 명이 성공한다 할 때, 그 많은 조기유학생들 중에서 1% 가 성공한다면 비슷한 발자취를 보이지 않았을까 한다. 어렸을 때 홍막장의 책을 싸들고 조기유학을 가고, 거기서 중고등학교를 마치고 아이비에 진학해서 현지 취업을 하든지 아니면 한국으로 리턴하여 성공, 뭐 그렇지 않을까?
내가 미국에 있었더라면 그냥저냥 괜찮은 대학에 갈 수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 최소한 스무살부터 일한다고 설치며 학교 관두진 않았겠지. 그렇지만 남아공은 남아공대로의 장점이 있었던 것이, 심각한 두뇌유출로 남아공은 인재가 모자라는 곳이라 취업이 쉽고, 한 번 취업하면 운신의 자유가 크다. 승진도 빠르다. 경험만 있다면 학벌은 아무런 필요가 없다.
아웃라이어에서 나오는 만큼의 운은 없었다. 그렇지만 내 환경이, 내 시대가 허락하는 내에서 그럭저럭 먹을 거 찾았고, 나와 비슷한 다른 이들도 그랬으리라 생각된다.
쓰고 나니까 포인트가 전혀 없다 -_- 내가 그렇지 뭐 ㅠ.ㅠ
결론1: 그냥 '조기유학세대'하니까, 한국에서 말하는 무슨무슨세대에 내가 낀 건 처음이라 반가워서 -_??
결론2: 조기유학 동지들, 우리 잘 먹고 잘 살도록 하자. 아싸! (...조금 억지스러워. 음.)
결론3: 오래 전에 나왔지만 영어가 아주 편하진 않고 주위의 시선이 부담스럽다는 멘트 보고, 역시 한국의 영어 수준이 많이 높아졌구나 느꼈다. 예전엔 영어다 싶기만 하면 잘한다고 했던 기억이.
결론4: 결론이 좀 덧글스럽다. 포인트 없는 거에 연연하지 말고 그냥 그만써야지.
...앗!!
결론5: 취업때문에 개고생하고, 딴 데 가기도 힘드니까 온갖 부조리를 참고 견뎌내야 하는 20대. 시대의 피해자라고 생각한다.
# by | 2009/06/30 18:53 | Essays | 트랙백 | 덧글(21)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쩝. 그래도 피해의식은 가지지 말고 주어진 환경에서 열심히 해야 나중에 더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억울한건 어쩔수 없..ㅠㅠ]
중1까지는 특목고 내신에 안들어간다나요?
저 어릴때만 해도 조기유학간 친구들이 제일 부러웠었는데...
양파님은 잘먹고 잘사실거에요!!!꼭 성공하셔야해요!!!
성공했음 좋겠으나 그럴 확률은 별로 ㅋㅋ
하지만 본인이 노력했던 점은 인정해 줘야 되지 않을까요?
스탈린도.
명박씨도.
음음...;;
그런데 그때 한국여자들이 그인간 얼마나 좋아했는지 한심했어요,
..그러더니 어느날 구캐의원 당선!
그 여자들이 아줌마되서 홍막장 대통령 찍어줄까봐 벌써부터 걱정...(한숨..)
교포사회에선 이 사람 미국있을때의 구린 뒷얘기도 많이 돈답니다. 껄껄껄..
사실 아프리카에서 고생은 별로 안 했어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