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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퍼 양파의 런던 일기





화이트 데이 선물 단상과 하이젠버그의 불확정성의 원리 Misc

이오공감에 올라온 카렌님 글 보고.

여자는 여자 맞는데, 공순이는 여자에서 조금 비껴가는 걸까, 아니면 그냥 나만 이상한 걸까 생각되는 순간.

전에도 말했었는데, 난 내가 사달라는 거 사주는 사람 젤 좋아한다. 그러니까 그게 어떻게 되는 거냐면 -

- 선물 같은 거 사실 별로 관심 없고 좋지도 않지만, 내 생일이라던가 크리스마스라던가 아니면 이민 간다던가 할 때, 선물을 주고받는 것이 보통이라는 건 안다. 그러므로 선물 받으라면 받는다. 그래도 어쨌든 부담스럽다. 이왕이면 선물 같은 거 좀 안 주고 안 받았으면 좋겠다.

- 나에게 물건을 구입한다는 것은:

예제 1
1) 갑은 ㄱ을 원한다.
2) 갑은 자신의 쇼핑 방법에 따라 그 물건을 구입한다 (충동적이든지 아니면 무지하게 생각해 보고 하든지)

이런 절차를 밟는 단순한 행위이다. 그래서 내가 생각한 '선물구입 알고리듬'은 다음과 같았다:

예제 2
0) 어떤 사회적인 법칙에 의해, 을은 갑에게 선물을 사주고 싶어한다.
1) 갑은 ㄱ 을 원한다
1.5) 을은 ㄱ을 구입한다.
2) 을은 ㄱ을 갑에게 전달한다. 그러므로 예제1과 같은 결과가 되었다.

그러므로 내가 직접 구입하는 것에 비해 두 절차가 더 들어가긴 하지만, 어쨌든 결과물은 같고 '사회성 충족'도 되었으므로 다른 사람이 사준다는 효율성 저하는 내가 잘 잴 수 없는 '사회성 충족'으로 만족된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난 나이들면서 난 다른 패턴을 경험하게 되었다.

* 갑 (여자)는 선물을 받고 싶긴 하나 뭘 받고 싶은지는 모르겠다.
* 갑은 을 (남자)이 자기도 모르는 자기 마음을 알아서 정말 갖고 싶은 것을 사주었으면 한다.
* 만약 을이 돈이 없고, 시간이 없다고 할 때, _논리적인 결론_은 그냥 사줬으면 하는 것을 말 해 주면 을이 인터넷으로 주문을 한다던가 하는 것이다. (효율성 최대증가)
* 그러나 나는 잘 이해할 수 없는 여성 논리에 따라, 을이 돈이 없으면 없을 수록, 시간이 모자라면 모자랄 수록, 돈과 시간을 투자한 것은 더 가치가 있다. 그러므로 돈이 없는 남자가 비싼 것을 산다던가, 시간이 모자란 사람이 시간을 들였다던가 하면 훨씬 더 가치가 있다. (뭔가 경제시간에 배웠던 marginal 법칙이랑 비슷한듯 ㅡㅡ?)

이런 패턴! 이상하지 않은가! 내 단순하고도 효율적인 알고리듬이 해당되지 않는 이유는?

선물은 사회성 충족뿐만이 아니라, 남녀간에는 남자의 충성도와 사랑의 깊이를 표시한다는 것이다. (왜 그런지는 묻지 마라. 내가 그거 알면;;) 그런데 언제나 저런 건 아니라는 데에 문제가 있다. 이게 그러니까 바로 요구사항 불확실이다. 어떤 개발자든지 걍 치아라 하고 모른척 해버리고 싶은 상황이다. 만약 뭔가 중요한 날짜가 닥칠 때에 '이번 선물은 그저 인사치레이니 내가 원하는 작은 거 하나 사와라', 혹은 '이번 행사는 내 생일로 중요하므로 너의 선물의 가격과 그에 투자된 정성을 고려해 나에 대한 마음이 어떤지 판단하겠다' 뭐 이렇게 말해주면 좋겠는데 그게 아니라는 거지. 아잇.

이런 상황에서 연애하는 남자가 택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방법은 *오버*. 돈과 시간은 비효율적으로 가동되겠지만 그래도 내신으로 평가되는 거면 어쩔 수 없지. 근데 이거 정말 국가적인 낭비가 아닐까. 사실 연애하는 남녀사이에 뭘 주고 받든 내가 상관할 일은 아닌데, 화장실 갈 때마다 화장지 한 롤을 다 쓴다던가 하는 것을 볼 때에 어쩔 수 없이 드는 아깝단 생각이 나한테도...;; 오지라퍼. 그리고 하이젠버그의 법칙과 한국인 토플 성적 법칙에 의해, 남자의 충성도와 사랑의 깊이를 재려고 하는 행동 자체가 결과의 불신도를 높인다. (영어 실력을 알고 싶다 -> 토플 시험을 만든다 -> 한국 사람은 토플 시험만 열라 판다 -> 한국 사람의 영어 실력을토플로 알 수 없다의 법칙.) 선물로 사랑의 정도를 알 수 있다고 할 때에 남자는 자신의 사랑을 증명하기 위하여 훨신 더 오버할 터이므로, 선물은 사랑 가늠 방식이 되지 못하고, 결혼하고 나서 속았다는 말이 나올 수 있다는.

어쨌든. 오늘은 화이트데이. 난 가게 가서 내가 먹고 싶은 사탕 두 개 사서 맛있게 먹을 거다 ㅡㅡa 남이 골라오는 것보다 내가 먹고 싶은 것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으니 시간으로나 돈으로나 효율적이 아닌가. 신랑보고 고르라고 하면 지도 좀 먹고 싶은 거 고른단 말이다. 그리고 그 다음은 내추럴 히스토리 박물관으로 데이트 고고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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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loridea의 생각 2009/03/14 23:14 #

    한국인 토플 성적 법칙 - 이런 응용도 존재하는구나. ㅋㅋ... more

  • Gloridea의 생각 2009/03/14 23:15 #

    한국인 토플 성적 법칙 - 이런 응용도 존재하는구나. ㅋㅋ... more

덧글

  • WALLㆍⓚ 2009/03/14 22:13 # 답글

    내추럴 히스토리 박물관에서 'the vault'는 꼭 빼먹지 말고 보세염... 엄청나게 긴 광물전시관 안쪽에 금고실이 있는데, 온갖 거대보석들이 찬란한 광채를...
  • 양파 2009/03/16 08:20 #

    으힉. 결국은 V&A 갔어요 ㅡㅡ 내츄럴 히스토리 빨랑 가봐야 하는데 ;ㅁ;
  • 比良坂初音 2009/03/14 22:40 # 답글

    가장 안전한 방법은 *오버*
    ....................진리네요......근데 안먹힐 경우도 꽤 있는 진리라는게....
  • 양파 2009/03/16 08:21 #

    보통은 오버가 진리죠 -_- 잘못되는 경우라 해도 웬만하면 오버가 언더보다 낫죠 흠.
  • 늑대별 2009/03/14 22:41 # 답글

    공감이 가는 분석입니다. 역시..^^
  • 양파 2009/03/16 08:21 #

    공감가시면 안 되죠!! ㅋㅋ 자상하시고 세심하신 늑대별님은 여성의 마음을 꿰고 계셔야!! (응?)
  • muse 2009/03/14 23:14 # 답글

    어허 오늘은 파이 데이입니다.
  • 양파 2009/03/16 08:22 #

    뭔말인가 한참 고민하다가 3.14 라는 거 깨달았다는 ㅋㅋㅋㅋ
  • 도도빙 2009/03/15 00:20 # 삭제 답글

    the big bang theory 랑 코드가 맞는거 같군요.
  • 양파 2009/03/16 08:22 #

    아하하하 제가 그거 보면서, 신랑아 세상에 나만 저런 줄 알았는데 쉘든도 그래!! 와 대단해!!
    했다니까요 ㅋㅋ
  • Recesses 2009/03/15 02:11 # 답글

    너무나도 저와 같은 논리를 펼치셔서 댓글을 안 달래야 안 달 수가;;;
    내가 원하는 것은 내가 사고 네가 원하는 것은 네가 사면 되는데 왜 어째서 저렇게 불필요한 소모를 하는지 도통;;;;;
    선물 받는 것도 부담스럽지만 선물 고르는 것은 한 달치 스트레스를 하루만에 받는 것 같아요.
    저는 공순이도 아닌데(남들은 공대생으로 오해하지만) 양파님이랑 비슷한 논리를 펼치는 것을 보면... 어쩌면 쉽게 공유되는 논리일지도 몰라요, 이거!
  • 양파 2009/03/16 08:23 #

    그쵸그쵸? 무지하게 비효율적인데 다른 이들이 하는 걸 보면 상당히 이해가 힘들었다는. 요즘에야 그냥 저냥 잘 따라가고 하지만요 ㅎㅎ
    전 부담 안가는 선물 받을 때가 좋아요 ㅡㅜ 꽃 한 송이, 사탕 한 개, 뭐 그런 거요. 카드는 싫어요. (보관해야 되잖아요 -_-)
  • Semilla 2009/03/15 02:18 # 답글

    저희 부부는 그냥 자기가 갖고 싶은거 사면서 '이거 내 생일 선물로 하자' '이거 내 크리스마스 선물로 하자' 이럽니다...; 평소와 다른 점은 생일처럼 구실이 있는 지름은 가격이 좀 더 쎄다는거.....
  • 양파 2009/03/16 08:23 #

    아아 저희도 그래요 ㅎㅎ
  • 푸른나무 2009/03/15 03:49 # 답글

    상당히 실용적(!) 인데요 ㅋㅋ 저는 보통 선물을 받는 사람의 성향...이랄까요? 거기에 맞춰서 하는 편인데
    잘 모를땐, 그저 정성이 들어간 선물이면 무난하더군요 ^^;;
  • 양파 2009/03/16 08:24 #

    그 '정성'이 들어갔다는 것이, 요구사항 불확실이라니까요!!! 직접 손으로 만들었다던지 하는 걸로 확실하게 말해서 지시해주면 따라하면 되는데 이건 '알아서' '정성껏' ㅜㅜ 아웅 정말.
  • 케이리엘 2009/03/15 04:29 # 답글

    와 이거 공감간다 하고 읽었는데 양파님이셨군요 ㅇ_ㅇ;;
    전 그냥 대놓고 물어보다 맞은 경험이 있지용 (...)
  • 양파 2009/03/16 08:24 #

    맞으셨군요 ㅋㅋㅋ 어쩌지;;
    전 보통 무척 실망해하는 상대방 정도로 끝나긴 했는데, 요즘엔 최소한 가족 선물을 신경 많이 써서 해주려고 노력해요 ㅜㅜ
  • highseek 2009/03/15 08:25 # 답글

    가끔 보면..

    정말 세상엔 두 부류의 여성 종족이 존재하는 거 아닐까..해요;
  • 양파 2009/03/16 08:25 #

    양파랑 감자? ㅋㅋ
  • 2009/03/15 13:32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양파 2009/03/16 08:25 #

    오늘 너무 즐거웠어요! B 님 매력 줄줄!!! 꼭 다시 뵈어요 ;)
  • yora 2009/03/15 14:18 # 답글

    악 저도 안 받고 안 주자 주의인데~ ㅋㅋ
  • 양파 2009/03/16 08:25 #

    저도저도!!
  • 날랄 2009/03/15 15:26 # 답글

    아.. 순간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입니다!!!

    요즘 이유도 없이 투덜이 모드가 되나했더니 이거였어요! -_-
    생일맞이 쇼핑 가자고 철석같이 약속해놓고 바쁜 철수군이 미워지는.....!
    얼렁 보쌈해서 쇼핑 나가야 이 찝찝한 기분이 없어지겠네요!
  • 양파 2009/03/16 08:25 #

    ㅋㅋㅋ 주말 날씨 좀 풀렸으면 얼렁 보쌈해서 갔다 오세요!!
  • Dish 2009/03/15 17:30 # 삭제 답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행사는 내 생일로 중요하므로 너의 선물의 가격과 그에 투자된 정성을 고려해 나에 대한 마음이 어떤지 판단하겠다'라니 양파님 센스 정말 짱이심
  • 양파 2009/03/16 08:26 #

    아이고 센스 상실인 거죠 ㅋㅋ
  • timidity 2009/03/15 22:29 # 답글

    한국 사람의 영어 실력을토플로 알 수 없다 법칙... 정말 맞는 말인듯;;;
    =_=;; 동생이 저보고 장애인 영어한다고 계속놀려대네요 ;;ㅋㅋㅋ
  • 양파 2009/03/16 08:26 #

    이런이런. 잘 하시는데요 왜!
  • JinAqua 2009/03/16 07:44 # 답글

    무엇보다.. 외국도 화이트데이가 있나요?;;
  • 양파 2009/03/16 08:26 #

    아뇨 ㅋㅋ 한국에 ㄱ런 거 있다고, 신랑보고 사탕 사놓으라고 제가 떼부린 거에요 ㅎㅎ
  • 꼬마보컬 2009/03/16 10:05 # 답글

    ㅋㅋㅋ 여성종족과는 선물을 주고 받아본 경험이 없어서 이해가 잘 안되는데,

    그 어떤 사회적인 법칙이라는 건 참 난감하더라구요.ㅋ

    왜 내가 어디를 갔다오면 이사람 저사람꺼 선물을 챙겨야 하는지...;;

    그래도 전 선물 받는거는 좋아해요(내돈 안드니까?;;)
  • 양파 2009/03/17 18:49 #

    전 받는 것도 별로 ㅋㅋ

    정말 제가 어딜 다녀왔다고 왜 선물을 챙겨야 하는지에 대해서 한참 고민했던 시절이 ㅋㅋ
  • 택씨 2009/03/16 10:52 # 답글

    결혼 하고 나서도 오버하기도 해요;;;
  • 양파 2009/03/17 18:49 #

    그, 그렇군요 ㅎㅎ
  • Mannoya 2009/03/16 14:32 # 답글

    화이트데이따위...ㅋㅋㅋㅋㅋㅋ헉! 그러고보니 그 담날이 언니 생일이었는데 집에 전화도 안했;;;!!!!
  • 양파 2009/03/17 18:50 #

    화이트데이따위 ㅎㅎㅎ
    근데 언니 섭섭했겠어요 ㅡㅡ
  • 2009/03/16 23:50 # 답글

    우리 커플은 갖고 싶은 게 있을 때, 미리 물어보고 카테고리를 정해주면 그 안에서 골라서 선물을 해줘요. 일단 정확히 그건 아니더라도, 근접하게 서로의 취향을 골라서 사게 되니까, 서로 만족하고 좋은 것 같아요. ^^
  • 양파 2009/03/17 18:50 #

    그것도 좋은 방법인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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