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서의 첫 회사 단합대회


...를 나갔다. ㅋㅋㅋ

아 사실은, 이제 회사 등록 되었으니까 책상이랑 의자 사서 경비로 처리하면 된다고 책상을 알아봤었다. B&Q 에 괜찮아 보이는 것이 있어 갔다가 열라 쇼킹한 서비스에 그냥 Argos 로 갔다 (이 이야기는 뒤에 자세하게). Argos 가 어떤 가게냐면, 성경책만한 카탈로그에서 물건을 보고 카운터에서 주문을 하면 직원이 갖다주는 그런 시스템이다. 그런데 진짜 없는 게 없을 정도로 종류가 다양하다. 물론 배달도 해 준다. 그렇지만 이틀 걸리기 때문에 지금 신청하면 월요일에나 온다는 거지. 주말 내내 책상 없으면 죽어버릴 거라고, 듣는 사람 후덜덜 떨리게 신랑이 협박을 해 대어 같이 가 줬다.

자자. 그럼 거기서 오늘 뭘 샀느냐. 아래에서 보실 수 있듯이 열라 세일하고 있는 의자랑 책상을 샀다. 한국 가격으로 보면 그래도 좀 비싸긴 한데, 저게 하여튼 최저가였다.


문제는 저걸 어떻게 집 (약 4킬로미터 떨어져있음) 까지 가지고 가느냐인데 -_-a

그 문제는 다음을 삼으로서 해결하였다:

ㅋㅋㅋㅋ

20킬로짜리 책상 박스를 저 위에다 싣고, 의자는 내가 메고 겨울바람을 가르며 한시간을 집에 걸어왔다. 저 위에서, 메이드인차이나가 휘황찬란하게 써있었던 터라 아무래도 20킬로짜리 책상을 버텨낼까 걱정되었으나 다행히 끝까지 안 망가졌다.

오는 길에 신랑이 문득 멈추더니 하는 말. "오늘 우리 회사 단합대회 하는 셈이네." 회사 사장 (신랑)이랑 주주 (나), 그리고 사무실 책상이랑 의자까지 다 나왔으니까 자산까지 포함한 회사 나들이라고 ㅋㅋㅋ


* B&Q 에서의 쇼킹한 서비스. 사실 내가 말 걸었다가 당했으면 인종차별/성차별/소수민족차별 등등으로 보고 무지하게 기분나빴을 일이었다. 난 그냥 광고지 보고 있었고, 신랑이 광고지에 나온 책상을 찾을 수가 없어서 가게 직원을 찾으러 갔다. 나이 한 40정도 되어 보이는 백인 아저씨한테 물어보니까 "우리 가게에선 가구 안 팔아 -_-" 이러더란다. 이 아저씨가 정신이 나갔나. 그건 백화점 직원이 "우리 백화점은 의류 취급 안해요", 혹은 수퍼마켓에서 "식품을 왜 여기서 찾고 그러세요"란 거랑 비슷하다 이거지. (그곳 홈피는 여기) 그래서 아니 여기 광고지에 분명히 나와 있는데 먼 소리냐고 하니까 아 가구 안 파는데 무슨 소리냐고, 어디에서 봤는지 나한테 보여달라고 끝까지 큰소리 치더란다. 그래서 가구 진열 된 곳까지 데리고 오니까, 워크스테이션 보여달라고 하지 않았냐고, 난 컴퓨터 워크스테이션 없다고 한 거지 내가 언제 이런 것까지 없다고 그랬냐고 억지를 부린다 (아무리 생각해도 미친 것 같다.) 그런데 그 가게에서 컴퓨터 워크스테이션용 책상도 팔거든 -_-;

나한테 그랬다면, 아시아계라서 그런가, 여자라서 그런가 그런가 했겠으나 사실 신랑이 물어봤으니까 남자고, 같은 백인이고, 말이 안 통하는 것도 아니고, 옷을 추레하게 입은 것도 아니었다. 그러니까 결론은.. 그냥 그 놈이 개념없는 미친놈이었다 ㅡㅡa 뭐 영국 사람들의 고질적인 인종 문제라던가 그런게 아니라 그냥 그 놈이 그런 놈이었던 거다. 지 친구들이랑 얘기하고 놀고 있는데 귀찮게 했으니 짜증난다 이거지.

* 책상 내 것도 사야 되는데 그건 그냥 배달시켜야겠다. 내 책상, 내 의자, 그리고 신랑 노트북까지 사면 사야 할 거 큰 건 다 산 셈이다. 이제 돈 좀 덜 깨져야 할 텐데 ㅠ.ㅠ

* 지금까지 영국에서 본 사람 중에 인상 깊었던 사람들:

- 집에 오는 381번 버스에서 내 뒤에 앉았던 흑인 언니 셋. 분명히 영어인데, 진짜 거짓말 안 보태고 yeah 빼놓고는 하나도 못 알아듣겠더라. 미국의 흑인 영어도 그렇게까지 이해가 불가능하진 않고, Irish/Scottish 가 어렵다 해도 그래도 최소한 2-30% 는 이해 가능한데 이건 완전 불가능했다.
- 흔들리는 지하철 안에서 화장하던 금발 언니. 화장이야 뭐 다들 하는 건데, 아이라이너를 꺼내더니 휘릭! 단 0.5초만에 쭉 긋더라. 입이 떡 벌어졌다.
- 추운 날씨에 옷 얇게 입고 다니는 사람들 많다. 하늘하늘한 미니 원피스 아래로 맨다리 내놓고 다니던 동구권 유럽 언니,반바지에 반팔 입고 뛰어다니는 아저씨 등등 무서운 사람 많지만 나에게 제일 무서웠던 언니 - 가슴 굴곡이 다 내비치는 7부 면셔츠 입고 다니던 언니. 와아. 목을 커버 안하면 체온 관리 절대로 안 되던데, 춥지도 않나. 북구쪽에서 와서 이 정도 온도는따스한 건가. 상체 1/3을 내놓고도 하나도 안 추워보이더라.

* 신랑님은 사온 책상 조립 전에 또 다시 방청소 중. 흐유.



by 양파 | 2009/01/30 07:03 | married life | 트랙백 | 덧글(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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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나먹통아님 at 2009/01/30 08:16
내는 이 추운 겨울에 반바지, 반팔옷 입구 고삐풀린 망아지 마냥 뛰 다니는 솨람들이 더 무서...
Commented by 양파 at 2009/01/31 09:15
그쵸 -_- 진정 안 추울까요 ㅡㅡ??
Commented by 시리벨르 at 2009/01/30 08:25
세상은 넓고 기인은 많군요.

가구점 아저씨도 기인이고...
자신들만의 언어를 구사하는 흑인 누나들도 기인이고...
흔들리는 지하철에서 철면피 깔고 일필휘지의 실력으로 아이라이너를 그리는 금발의 누님도 그렇고...
...마지막줄은 한국도...아니 전세계적으로 마찬가지입니다.
한국도 그다지 따듯한편은 아닌데 이 겨울에 미니스커트 입고 다니는 아가씨들이 많아요...
...수입 좋은 OL들의 경우 10에 7까진 겨울에도 미니스커트를 입고 다니더군요;;;

결론적으로 여성,특히 미혼의 20~30대 여성의 경우
아무리 짧은 옷을 입어도 체온 보정 스킬을 가지고 있어서
참을수있는게 아닐까요?

네,헛소리입니다.
Commented by 양파 at 2009/01/31 09:16
아아 진짜 아가씨들한테 물어보고 싶어요.

....내복을 좋은 거 입으시나요 ㅜㅜ? 난 일케 추운데 왜 아가씨는 안 추운건가요??
Commented by 택씨 at 2009/01/30 09:21
으음. 고생하셨군요. 저 짐을 들고 한시간을 걸어오시다니....
Commented by 양파 at 2009/01/31 09:16
으헤헤 걷는 거 좋아해서 ㅎㅎ 버스 많이 지나가는 데도 그냥 걸었어요.
Commented by 디굴디굴 at 2009/01/30 09:51
겨울에 얇게 입고 다니면 더 주목받으니까... -ㅅ-;
Commented by 양파 at 2009/01/31 09:16
눈이 가긴 가더군요 0_0;; 이런 눈이긴 하지만.
Commented by Hermione at 2009/01/30 10:38
저도 가게에서 비슷한 경험 있어요! 어찌나 쌀쌀맞게, 그리고 어이없게 절 대하던지.

나중에 알고보니 손님이었지만요. -_-; (죄...죄송)
Commented by 양파 at 2009/01/31 09:17
....아잉!! 이런 반전이 -_;;
Commented by 가하 at 2009/01/30 12:04
성별 인종 나이를 떠나 개념없는 애들은 참 개념없다는. 근데 전 주말내내 책상이 없으면 죽어버릴거라는 것도 신기해요. 한국에서의 단합대회라면 우선 술이잖아요. 저도 술을 기대하면서 들어왔는데 아쉬워요.
Commented by 양파 at 2009/01/31 09:17
아하하 저 술 약해서 ㅋㅋ 와인 반잔에 걍 넘어가기 때문에 별로 -_;

저희 책상이 없어서 계속 침대에 누워서 컴퓨터 썼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등이 박살나고 있어요 ㅜㅜ 베개도 두 개밖에 없어서 등 기댈 곳도 없고요 흑흑.
Commented by 에이니드 at 2009/01/30 13:17
아이라인 0.5초! 저는 50분 걸려서 그리고 지우고 하는데.. OTL 정말 기인을 보셨군요. (이건 기인이 아니고 달인인가;)
Commented by 양파 at 2009/01/31 09:18
와! 저 진짜 제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가 없었다는. 그냥 눈에 슥 문대듯이 휘릭~! 하니까 아이라인. 반대눈도 휘릭! 하니까 아이라인. 꺄아아.
Commented by Monica at 2009/01/30 15:29
러시아워에서 크리스 터커가 하는 말은 양반 인거 같아요, 흑인분들 말은 넘 빠르기도 빠르거니와 발음도 당최 뭔 말인지 모르겠구ㅠㅠ;; 그나저나 아이라이너 0.5초는 정말 신의 영역 같이 느껴지네요 어서 빨리 그 정도로 마스터 해두지 않으면 안돼겠어요 ㅎㅎㅎ
그나저나 사람들은 전세계적으로 서비스정신에 대한 교육이 필요한 거 같네요...
Commented by 양파 at 2009/01/31 09:19
아이라이너 0.5초는 진짜 신의 영역이었어요. 비디오 카메라 있었다면 한 번만 다시 해달라고 부탁했을지도 ㅡㅡ;

네 그 B&Q 아저씨는 특히나 좀 서비스 트레이닝이 필요하신듯 ㅡㅡ
Commented by kristine at 2009/01/30 17:07
어머 저 세번째거 정말 맘에 드네요... 저런거 하나 사고 싶은데 여기서는 어디서 파는지 몰라요.. 저거 이름이 뭐에요? 구글링좀 해보게요
Commented by 양파 at 2009/01/31 09:19
제가 샀을 땐 shopping trolley 라고 하더군요 :) 차 있을 땐 몰랐는데 걸어서 쇼핑하러 가다 보니까 정말 유용하더라고요 +_+
Commented by 마르슬랭 at 2009/01/30 19:11
오오오! 흔들리는 지하철에서 아이라이너 5초는 진짜 초고수인데!!
Commented by 양파 at 2009/01/31 09:20
0.5초였다니까 -_- 명필 한석봉이 생각났어 ㅡㅡ 휘릭~ 하니까 아이라인. 오우~
Commented by Beatriz at 2009/01/31 02:14
겨울밤 클럽 밖에 맨다리에 똥꼬치마를 입고 줄서있는 아가씨들을 보면 정말 가슴속에 써늘한 바람이 -_-;;
진짜 안추운거냐.... 처음엔 분명 노르웨이나 핀란드.. 이런데서 왔을거야.. 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도 않더라구요.

아이라이너 언니 대단해요!!!
Commented by 양파 at 2009/01/31 09:20
네 저도 북구쪽 사람이다...로 밀고 나가고 있는데, 사실 아시아계 언니들 중에서도 용감한 언니들 많다는 ㅡㅡ

아이라이너 언니 진짜 대단하죠 +_+
Commented by 취한배 at 2009/01/31 18:34
저 그 아이라이너 언니에게 기술 전수 받고 싶습니다!!!!!!!!!!!!! 집에서도 십 분 걸린다능...OTL
Commented by 양파 at 2009/02/02 08:21
아 전 진짜 아이라이너 그냥 포기하고 사는데, 그 언니, 지금 생각해도 정말 신의 경지였어요.
Commented by 스파게튕 at 2009/02/02 01:17
제가 한 때 살던 집에서 한 때 쓰던 아고스 표 책상 의자를 여기서 보다니요 ㄷㄷㄷ 반갑네요 ㅋㅋ
아고스 쓰는 사람들이 많아서 결국엔 어디서 보던 물건...어디서 보던 이불 커버...싸고 질도 나쁘진 않으니까요~ 세인즈버리가서 넥타 카드 만들어서 적립하셔서 아고스에서 쓰세요~ 전 그거 다 쿠키로 바꿔와서 귀국후 사람들에게 선물로 뿌렸어요; 부츠에서도 포인트로 할인받고 포인트 카드를 좀 좋아하긴 하나봐요 제가;;
Commented by 양파 at 2009/02/02 08:22
가난한 초보 런더너 라서 아고스 아주 애용하고 있습니다 ㅎㅎㅎ
으으. 저 포인트 카드 한 번도 쓴 적 없는데요, 런던에 오고 부터는 buy one get one free 이런 것도 막 눈에 들어오고, 테스코에서도 빨간 딱지 찾아서 사고 그러고 있어요 :) 포인트 카드도 이번에 도전해봐야겠어요.
Commented by 영국 출장 중 at 2009/07/04 10:19
인도 걷고 있는데, 옆에 차선에서 차 몰고 가는 어린 애들이 갑자기 클락션을 울리면서 인도를 향해 살짝(?) 돌진하면서 지들끼리 막 낄낄대다가 가버리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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