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16일
하울의 움직이는 성
내가 제일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은 Spirited Away (한국 제목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인가 뭔가 비슷) 인데, 원령공주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같은 미야자키 감독이라도 그냥 그렇더라. 그렇지만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 하나 정말 공감한 거.
나이를 먹는다는 건 내가 철이 든다는 게 아니다. 몸이 변한다고 마음도 변하는 건 아니지. 딱 소피 처럼, 어느 날 깨어 보니까 할머니가 되어 있는 것처럼, 어쩌다 보니까 주름 가 있고, 볼 살 처져 있고, 그렇다. 나 맞는데, 나이 드는 것도 자연스러운 거 아는데, 그렇지만 거울속의 내 모습을 쉽게 수긍할 수 없는, 떨쳐지지 않는 이질감이란 -_-; 글구 이제 좀 익숙해진다 싶으면 또 다른 노화의 증상이 나타나서 그에 또 적응하느라 허겁지겁.
나 십대엔 정말 서른살 이상의 사람들은 하늘에서 제 나이 다 먹은 대로 뚝 떨어졌다 생각했었다. 오십대에 암 걸렸다 소리 들으면 오래 살았구만 뭘, 그딴 왕싸가지 반응도 보였는데, 언제부터인지 40대 심장병, 50대 암이 무지무지하게 공포스럽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신랑님은 벌써 중년아저씨고 (...), 50대 중반에 죽었다면 아이고 한참 젊고 창창하고 안정된 시기에 너무 안타깝다란 생각 든다. 서른 전에 결혼한다면 좀 이르단 느낌도 든다 (지는 스물셋에 결혼한 주제에). 오바마 쫌 심하게 젊은 거 아닌가 하기도 한다.
어쨌든. 내가 철이 들어서 나이를 먹는게 아니라, 나이를 먼저 먹고 늙은 상태에서 허겁지겁 적응하고 그러는 거였다. 으흑. 이거 왕 불공평하지 않은가? 대학교에 간다고 해서, 사회인이 된다고 해서 뭔가 내 자신이 업글되어 바뀌는게 아니라, 그 못난 그대로 부딪히면서 하나하나 배워서 적응하는 거였다. RPG 에서처럼 레벨 업 되면서 자동적으로 스킬 레벨, strength, intelligence 올라가고 그런 것도 없고, 하나 하나 다 직접 따야 된다. 제기랄.
아무래도 취향이 안 맞아 100점 만점에 한 75 점 정도 줬을만한 스토리인데, 소피가 갑자기 할머니가 되는 부분 그거 딱 하나 때문에 뇌리 장착도 게이지 만빵. 그래서 85점!
# by | 2008/10/16 22:56 | Voyeurism | 트랙백(3) | 핑백(1) | 덧글(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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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 "내가 철이 들어서 나이를 먹는게 아니라, 나이를 먼저 먹고 늙은 상태에서 허겁지겁 적응하고 그러는 거였다." 격하게 공감. 캘빈 아빠도 그런 소릴 한 적 있는데....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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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로 변했을때도 너무 초연한 태도라서 그냥 놀랍다는 뜻이었는데 역시 선택이 안 좋았군요;;
이해부족 쩝;;
이제 2년 남았군요...후.......
좀 딴소리 했네염..
한 번 읽어보세요, 추천입니다!
좀 뒷북이지만 국내 출간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