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차이란


어제 신랑 따라서 운석 크레이터에 사진 찍으러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친정에 들렀다. 한식 평소에 잘 안 먹는 양파라 한식만 보면 식탐 몬스터가 되는데 어제도 예외는 아니었다. 죽 세그릇 먹고 -_-a 씩씩거리는 도중에 텔레비전에서 엄마가 뿔났다가 나온다.

얘기만 들었지 본 적은 없는 프로라 좀 보다 보니까 ...

어무니가 집에서 1년 나가 살고 싶다고 하는데

가족 반응이 하나도 이해가 안 된다. 어무니가 왜 그러냐? 어떻게 가족한테 그럴 수가 있냐? 말도 안 된다.

말이 안 되긴 뭐가 안 돼 -_-; 1년 나가서 그냥 살고 싶다는데, 돈은 있냐? 돈 보태줘야 되냐? 난 보고 싶을 거 같은데 나 안 보고 싶겠냐? 뭐 이런 질문이라면 몰라도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니? 그런 질문엔 어떻게 답해줘야 되지? -_-; '말도 안 되는 말 하지 말라'는 것도. 아니, 나가서 산다는데 그게 말이 되고 안 되고가 ㅡㅡ? 나 같음 나간다고 의사 표현 하고 나서 주위 사람들이 못 받아들인다고 해도 뭐 내 할 말은 했으니까 그냥 짐 싸서 나갔을 텐데, 김혜자씨는 몇 번이고 친절하게 설명을 하더군. 내가 어린애 버리고 나가는 것도 아닌데 왜 그러냐고. 그런데 아들 놈이 '엄마 헛소리 하지 말고' 머 어쩌고 하더군. 재섭는 새끼. 그리고 왜 김혜자가 집에 있어야 하는지에 대해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반론을 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내 생각엔 '니가 나가면 누가 밥하고 청소하냐'인 거 같은데, 그 말은 내놓고 안 하더군.

그런데 아부지는 김혜자가 말도 안 되는 소리 한다고 하신다 +_+!!!

옆의 1인은 김혜자씨가 나가면 며느리가 독박쓰는 건데, 그건 더 못돼 처먹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며느리가 독박 쓸 필요가 없잖아? 어머니가 나갔다고 왜 며느리가 일을 해? 그 집 남자들이 다 손발을 못 놀리는 장애인이 아닌 이상, 요즘처럼 좋은 세상에 설마 굶어 죽진 않을 거고.

그리고 30분 후, 우리 가족은 다들 동의했다. 나같이 못돼 처먹은 뇬이 한국 가족에 시집 안 간건 참으로 축복이라고 -_-;

---------

강부자씨가 그러더라. 옛날 여자들 다 그러고 살았다고. 시댁 식구든 누구든 나한테 '옛날 사람들 다 그러고 살았어' 지랄 하면, 야이 *년아, 니는 그럼 옛날 사람 하듯이 뒷구멍도 새끼줄 가지고 닦고 살고, 수도물도 처먹지 말고 도랑물 퍼먹고 살고, 병원도 가지 말고, 염증 간단한 거 걸려서 콱 죽어버려라.... 할지도?


ㅡㅜ 못됀년 양파.




by 양파 | 2008/08/18 18:45 | Misc | 트랙백(2) | 덧글(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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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friedpotato'.. at 2008/08/18 19:03

제목 : 지하생활자의 생각
요하네스버그, 남아공 : 문화차이란... 다행인지 불행인지 엄마는 박정금을 보셨다. 이걸 봤다면 우리 엄마도 뿔났을까...more

Tracked from 사발대사의 하이쿠 세상 at 2008/08/18 20:13

제목 : 엄마가 뿔났냐?
문화차이란 양파님의 블로그에서 트랙백."엄마가 뿔났다"라는 드라마를 본 적은 없지만, 양파님의 간략한 설명을 읽으니 대충 드라마의 컨셉이 이해가 간다.가족에 대한 무한정한 봉사를 부지불식간에 강요당하는 주부의 자아찾기 내지는 내 인생 찾기,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가족들과의 갈등- 특히 구세대를 대표하는 남편과의- 이 주 소재가 되는 그런 드라마인 듯 싶다.지난 세월을 돌이켜보면 후회되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그중에도 항상 머리를 떠나지 않......more

Commented by 시리벨르 at 2008/08/18 18:53
외국인의 눈으로 바라보면 한국은 정말 이상한 나라일겁니다...
Commented by 양파 at 2008/08/19 16:29
맞아요 이상하게 보일 거에요!
Commented by 당근 at 2008/08/18 18:54
ㅋㅋㅋ 요새 우리나라 보면 재밌어요
할머니 세대랑
어머니 세대랑
제 또래 세대랑
이제 막 애기 벗어난 세대랑..

너무 사고방식들이 틀려요 +_+
재미난 한국..
Commented by 양파 at 2008/08/19 16:29
정말 세대에 따라 너무너무 다르지요 +_+
Commented by Mh_Kāśyapa at 2008/08/18 18:58
[내 나이가 어때서?] 라는 책이 있어요. 65살 할머니가 혼자 배낭 매고 도보여행으로 국토 종단을 한 여행기인데요.

남편한테는 여럿이 간다고 속였다가 나중에 뽀록났는데 남편 반응이 이랬답니다.

"여보 내가 뭘 잘못했는데 당신이 이런 짓을 했어?"

한국에서 유부녀가 혼자 무언가를 해보겠다는 것에 대한 반응은 거의 이런 식이죠.

양파님의 독설을 보니 카타르시스가 느껴지는데요. 후련하네효.
Commented by 양파 at 2008/08/19 16:29
아, 정말. '내가 뭘 잘못했는데...' 란 말이 나오게 되는 사고방식이 정말 끔찍해요 -_-+++
Commented by 比良坂初音 at 2008/08/18 19:27
앞으로 착한뇬 양파라고 불러드리겠습니다^^
저희집은 그거 다들 이해하던데요(.....)
단지 아버지만 반대하셨는데 이유가 참...
"사랑스런 마누라를 매일 옆에서 보기 힘들어지니까"....라고 하시더군요(뒷산)
Commented by 머스타드 at 2008/08/18 20:16
정말 멋진 아버지십니다. ^^
Commented by 양파 at 2008/08/19 16:30
히히히. 아버지 귀여우세요 >.<
Commented by 푸른나무 at 2008/08/18 19:39
생각해보니 그렇군요. 전혀 생각 못해봤던 일이네요. (드라마 좀 봐야할까요..?) ^^);;
Commented by 양파 at 2008/08/19 16:30
헤헤, 저도 드라마 거의 안 봐서 ^^
Commented by 사발대사 at 2008/08/18 20:16
트랙백 했습니다.(__)
Commented by 양파 at 2008/08/19 16:30
앗 감사합니다! 가서 읽을게요 :)
Commented by 아슈 at 2008/08/18 20:18
저도 그거 보면서 아들네미가 제일 재수 없었어요.
자기는 6개월씩 싸돌아 다니다가 임신시켜서 들어오고.. 자기는 엄마 생일 하나도 못챙긴 주제에 엄마보고...
큰딸도 만만찮고요..
그집 식구들이 자기네 권리는 너무 주장하면서 엄마에게만 희생, 의무 강요하는...

그래서 시집을 안(이라 쓰고 못이라 읽는다) 가는 지도... (먼 산)
Commented by 양파 at 2008/08/19 16:30
저야 그놈이 전에 무슨 짓을 했는지 모르지만 하여튼 아주 재수없더라고요 -_-++
Commented by 큐브 at 2008/08/18 21:21
양파님의 독설이 시원하군요. 그치만 지금 우리나라에서 저 정도의 이야기를 시댁식구들에게 대놓고 했다간 순식간에 '싸가지없는 년'으로 찍히겠지요. 더구나 그런 상황에서 여자 편이 되어주어야 할 남편도 시댁식구 편이 되는 경우가 꽤 있는 것 같구요. 연장자에게 함부로 대하는 게 금기인 덕에 제 목소리를 내기 힘들지요.

게다가 남편들도 여자가 집안일을 다 하는 기존 시스템에 편승해서 편하게 사는 쪽을 택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구요. 한국에서는 이혼한 사람, 특히 여성에 대해 사회적인 편견이 매우 심하기 때문에('이혼한 여자는 어딘가 하자가 있다') 결혼생활/시댁과의 관계에 불만이 많아도 섣부로 결혼을 깨기도 힘들어요.

원래 포스팅하려던 주제였는데. ㅠㅠ 괜찮아 글 쓸 시간도 없는걸 뭐.. (먼산)
Commented by 양파 at 2008/08/19 16:31
네 거의 '니는 입 열자마자 소박이다 이년아'라고 결론이 낫다죠 ㅎㅎ

약간 배설스러운 포스팅인데, 큐브님이 잘 정리하셔서 포스팅 해주셔도 -_;;
Commented by 가하 at 2008/08/18 22:11
제가 한국 토박이로 양파님과 같은 생각 가지고 살아서 이렇게...
Commented by 양파 at 2008/08/19 16:32
에구. 전 가끔씩 부모님 뵐때만 구박 받는 거에도 바락하는데... -_;
Commented by LaJune at 2008/08/19 13:43
야이 *년아, 니는 그럼 옛날 사람 하듯이 뒷구멍도 새끼줄 가지고 닦고 살고, 수도물도 처먹지 말고 도랑물 퍼먹고 살고, 병원도 가지 말고, 염증 간단한 거 걸려서 콱 죽어버려라

<== 푸흡;;; 간단한 설득력인걸요?
Commented by 양파 at 2008/08/19 16:33
못돼 처먹었죠 ㅋㅋ
Commented by Semilla at 2008/08/19 14:43
3년 전쯤 여름에 한국에 가서 드라마를 보고 문화 충격을 느낀 게 여자가 결혼하면 직장을 그만두고 한복을 입고 시집에서 가정부 노릇을 하고, 남편은 반말하는데 아내는 존댓말하고.. 제가 본 그 드라마만 그런 것일 수도 있겠지만 그런게 당연하게 TV에 나온다는 데에 놀랐었습니다. 그리고 어머니가 맨날 시집살이 고생하시던 얘기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서 전 어머니만 특별하게 힘든 케이스인 줄 알았는데 친구(남자)가 다 그런데 뭐가 대수냐는 말을 듣고 순간 친구 안 하고 싶어지더라고요.
솔직히 결혼해서 저는 너무 편한데 남편한테 미안합니다... 엉뚱한 장모 걸려서...
Commented by 양파 at 2008/08/19 16:43
으헉. 저도 친구 status 취소 시킬듯 -_-+ 못돼 처먹은 놈.

아. 저희쪽에선 어머니는 사위 이뻐하시는데 아부지가 사위 초콤 구박 ㅎㅎ
Commented by lakie at 2008/08/19 16:53
양파님 마지막 줄 잘 외워뒀다가 혹시 비슷한 일 당하면 꼭 써먹어보겠습니닷. ^^;; 진짜 '이쁜 마누라 맨날 못보면 죽을거 같으니까 나가면 안대!' ...정도나 되면 모를까...-_-;
Commented by 양파 at 2008/08/20 00:28
헉! 혼나실텐데 ㅋㅋ
Commented by 나막신 at 2008/08/19 21:27
아아.. 정말 동감합니다. 링크신고할게요 :)
Commented by 양파 at 2008/08/20 00:29
반갑습니다~ 링크 감사드리고요~
Commented by 소마 at 2008/08/20 00:17
하하~ 동감인데요! 같이 못되처먹은*이 되어요. ^^
Commented by 양파 at 2008/08/20 00:29
손에 손잡고~ (...ㅡㅡ?)
Commented by spponge at 2008/08/21 09:15
아.. 정말 못되셨쎄요... ^^;;
(전 그 드라마 한번도 안봤지만)근데 제가 한국적 정서로 이해하기론 김혜자 가족들 의도가 엄마 없으면 집안일은 누가하냐는 아니었을거에요.
그냥 집에 엄마가 없으면 맘이 허전하다고 할까요? 빈자리가 느껴지는게 싫었을듯 싶네요.
전 직장 때문에 서울에서 혼자 자취합니다만, 부산 집에 내려가면 그렇게 마음이 편안한건 어머니가 계시기 때문이거든요.
저뿐만 아니라 대체로 한국 가정이라면 공감할거라 사료되옵니다~
Commented by 양파 at 2008/08/21 17:44
음, 그런데 자식이 느끼기에 허전하다는 이유로, 어머니가 1년 하고 싶으신 거 한다는데 마구 구박해도 되는 건가요? 말도 안 된다면서 아예 헛소리 하지 말라고 하는 건 영 아닌 거 같은데요?
Commented by 취한배 at 2008/11/08 23:59
저도 올 여름 한국 가서 저 장면을 봤는데 진짜 ?_? 이랬다능. 양파님 이 포스팅에 완전 공감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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