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4월 01일
농담따먹기 인간의 비애
그냥 농담인데 뭘 그래???
나도 그렇고 신랑도 그렇고 농담이 대화의 90% 를 이룬다. 심각한 얘기를 하다가도 바로 농담으로 샜다가 또 심각한 얘기로 돌아오기도 아주 잘한다. 그래서 우리 둘 다 전에 사귀던 사람들과 좀 고생을 했는데 예를 들어:
전남친: 우리 얘기좀 해.
양파: 얘기. 얘기. 얘기.
전남친: 우리 관계에 대해서 말이야.
양파: 저기, 그런 중차대한 문제를 그냥 막 해도 되는 거야?
전남친: -_-+
양파: 개인적으로는 말이야, 준비할 시간이 필요할 테니까 미리미리 스케줄을 잡아야 된다고 생각해. 다음 주 화요일 오후 정도로 시간 잡고 우리 그 때까지 열심히 준비하는 거야. 어때?
전남친: 그런 식으로 미루려는 거 다 알아!
양파: 그럼 알아서 그만두던가 ㅡ.ㅡ
어떻게 보면 '농담'이라기 보다 '심각한 것에 관한 알레르기'가 더 정확하다.
인신공격에 가까운 농담을 누가 한다면 바로 되받아 친다. kristine 님의 예처럼 누군가가 나에게 등짝이 넓어서 좋겠다, 하면 난 아마 그렇게 받아칠거다. 넌 그게 작아서 좋겠다. 앉을 때 편하잖아. 정도. 인신공격 좋아하진 않지만 서로 어색하지 않으려면 그게 최고라고 생각한다. 똑같이 인신공격 했고 똑같이 무안하니까 미안하고 어쩌고 할 것 없이 쌤쌤.
동문서답 작전도 쓴다. '넌 왜 집중을 못하니' 하고 놀리면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해서 우주에 거울을 설치할까 생각중이래' 정도로 대답.
한국 여자분이 우리집에 놀러온 적이 있었다. 저녁을 다 먹고 나서 인사치례 모드로 들어갔다. 아, 초대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어쩌고 저쩌고 하는 말이 오 초가 넘어가니까 신랑은 자동 알레르기 모드 돌입했다.
'플레이 스테이션 3이요 +_+'
'에?'
'아니, 너무 감사해서 어떻게 보답할지 모르신다고 말씀하시니까 힌트를 드리.....
'......'
'좀 비싸면 메모리 카드로도 바꿔드릴 수 있는데 -_-'
주말에 오실지 모른다던 시어머니가 안 오셨다.
시엄니: '너희 본지 오래 되서 꼭 가려고 했는데 너희도 바쁜 것 같고, 전화도 안 오고 그래서 뭐 안 갔다.'
신랑: '그럼 미리 말 하지! 주말 내내 불 끄고 숨어 있었잖아.'
시엄니: -_-;;
신랑 직장에서 동료 여자가:
여자: 아무도 나한테 신경 안 써줘 ㅠㅠ
신랑: 아냐, 옆에서 그렇게 계속 불평하면 얼마나 신경쓰이는데 +_+
여자: -_-++++
신랑: 봐, 막 신경쓰여서 뒷골까지 땡겨.
며칠 전에는:
양파: 신랑님. 저기 서재에 약 뿌려야겠다. 자꾸 공구쉑들이 기어나와서 당신 식탁위에 진 치고 있어 -_-+
신랑: 응. 아주 음험한 놈들이야. 케이블 가지고 이동하나봐. 아침에 일어나 보니까 케이블도 식탁에 막 늘려 있더라고.
양파: 못 나가게 서재 입구에 전기 쇼크 장치를 설치해 놓으면 어떨까? 저녁 열한시에 켜두고 아침 일곱시에 해제되도록 -_-+++
신랑: 우우우움.
양파: 그것들이 당신은 안 무서워하는 거 같으니까 내가 설치할게.
신랑: 풍수적으로 그거 안 좋을걸. 집안의 기운을 전기로 끊는게......
농담따먹기 안 하고 말 했으면 '당신 또 어질렀잖아, 안 치우면 죽여버린다' 정도가 될 거다.
'너 그런 것도 제대로 못 하냐'는 다음과 같다:
신랑: (양파가 말아놓은 김밥 보고) 양파야.
양파: 우음?
신랑: 너 아무래도 불량품인 거 같아. 이거 니네 동네에서 해 먹는 거 아니냐?
양파: 좀 오래 전에 출고 되어서 잘 모르겠어요 -_-
신랑: 김밥 말기 유전자 그런 거 없냐구.
양파: 그건 수출용 말고 내수용만;;;
신랑: ㅡ.ㅡ
신랑이 나보다 조금 더 심하긴 하지만 하여튼 둘이서 사는 데에는 별 문제가 없다. 문제는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데에 있다. kristine 님이 말씀하신 대로 좀 모욕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고, 분위기가 싸해질 때도 있고, 농담 잘못했다가 얼굴 다시 못 보는 경우도 종종 있다 ㅠ.ㅠ 그렇지만 정말 반사적으로 말이 튀어나오는데 어쩌라고.
글 읽고 좀 반성했다. 이것도 '앞으로 좀 더 예민하고 세심한 양파되기' 리스트에 더해야지 ㅠㅠ
좀 심각해지자. 농담따먹기로 인생 보내지 말자. 으헝.
나도 그렇고 신랑도 그렇고 농담이 대화의 90% 를 이룬다. 심각한 얘기를 하다가도 바로 농담으로 샜다가 또 심각한 얘기로 돌아오기도 아주 잘한다. 그래서 우리 둘 다 전에 사귀던 사람들과 좀 고생을 했는데 예를 들어:
전남친: 우리 얘기좀 해.
양파: 얘기. 얘기. 얘기.
전남친: 우리 관계에 대해서 말이야.
양파: 저기, 그런 중차대한 문제를 그냥 막 해도 되는 거야?
전남친: -_-+
양파: 개인적으로는 말이야, 준비할 시간이 필요할 테니까 미리미리 스케줄을 잡아야 된다고 생각해. 다음 주 화요일 오후 정도로 시간 잡고 우리 그 때까지 열심히 준비하는 거야. 어때?
전남친: 그런 식으로 미루려는 거 다 알아!
양파: 그럼 알아서 그만두던가 ㅡ.ㅡ
어떻게 보면 '농담'이라기 보다 '심각한 것에 관한 알레르기'가 더 정확하다.
인신공격에 가까운 농담을 누가 한다면 바로 되받아 친다. kristine 님의 예처럼 누군가가 나에게 등짝이 넓어서 좋겠다, 하면 난 아마 그렇게 받아칠거다. 넌 그게 작아서 좋겠다. 앉을 때 편하잖아. 정도. 인신공격 좋아하진 않지만 서로 어색하지 않으려면 그게 최고라고 생각한다. 똑같이 인신공격 했고 똑같이 무안하니까 미안하고 어쩌고 할 것 없이 쌤쌤.
동문서답 작전도 쓴다. '넌 왜 집중을 못하니' 하고 놀리면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해서 우주에 거울을 설치할까 생각중이래' 정도로 대답.
한국 여자분이 우리집에 놀러온 적이 있었다. 저녁을 다 먹고 나서 인사치례 모드로 들어갔다. 아, 초대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어쩌고 저쩌고 하는 말이 오 초가 넘어가니까 신랑은 자동 알레르기 모드 돌입했다.
'플레이 스테이션 3이요 +_+'
'에?'
'아니, 너무 감사해서 어떻게 보답할지 모르신다고 말씀하시니까 힌트를 드리.....
'......'
'좀 비싸면 메모리 카드로도 바꿔드릴 수 있는데 -_-'
주말에 오실지 모른다던 시어머니가 안 오셨다.
시엄니: '너희 본지 오래 되서 꼭 가려고 했는데 너희도 바쁜 것 같고, 전화도 안 오고 그래서 뭐 안 갔다.'
신랑: '그럼 미리 말 하지! 주말 내내 불 끄고 숨어 있었잖아.'
시엄니: -_-;;
신랑 직장에서 동료 여자가:
여자: 아무도 나한테 신경 안 써줘 ㅠㅠ
신랑: 아냐, 옆에서 그렇게 계속 불평하면 얼마나 신경쓰이는데 +_+
여자: -_-++++
신랑: 봐, 막 신경쓰여서 뒷골까지 땡겨.
며칠 전에는:
양파: 신랑님. 저기 서재에 약 뿌려야겠다. 자꾸 공구쉑들이 기어나와서 당신 식탁위에 진 치고 있어 -_-+
신랑: 응. 아주 음험한 놈들이야. 케이블 가지고 이동하나봐. 아침에 일어나 보니까 케이블도 식탁에 막 늘려 있더라고.
양파: 못 나가게 서재 입구에 전기 쇼크 장치를 설치해 놓으면 어떨까? 저녁 열한시에 켜두고 아침 일곱시에 해제되도록 -_-+++
신랑: 우우우움.
양파: 그것들이 당신은 안 무서워하는 거 같으니까 내가 설치할게.
신랑: 풍수적으로 그거 안 좋을걸. 집안의 기운을 전기로 끊는게......
농담따먹기 안 하고 말 했으면 '당신 또 어질렀잖아, 안 치우면 죽여버린다' 정도가 될 거다.
'너 그런 것도 제대로 못 하냐'는 다음과 같다:
신랑: (양파가 말아놓은 김밥 보고) 양파야.
양파: 우음?
신랑: 너 아무래도 불량품인 거 같아. 이거 니네 동네에서 해 먹는 거 아니냐?
양파: 좀 오래 전에 출고 되어서 잘 모르겠어요 -_-
신랑: 김밥 말기 유전자 그런 거 없냐구.
양파: 그건 수출용 말고 내수용만;;;
신랑: ㅡ.ㅡ
신랑이 나보다 조금 더 심하긴 하지만 하여튼 둘이서 사는 데에는 별 문제가 없다. 문제는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데에 있다. kristine 님이 말씀하신 대로 좀 모욕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고, 분위기가 싸해질 때도 있고, 농담 잘못했다가 얼굴 다시 못 보는 경우도 종종 있다 ㅠ.ㅠ 그렇지만 정말 반사적으로 말이 튀어나오는데 어쩌라고.
글 읽고 좀 반성했다. 이것도 '앞으로 좀 더 예민하고 세심한 양파되기' 리스트에 더해야지 ㅠㅠ
좀 심각해지자. 농담따먹기로 인생 보내지 말자. 으헝.
# by | 2007/04/01 18:12 | Essays | 트랙백 | 핑백(1) | 덧글(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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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양파님의 직설적이고 하고 싶은 말은 할수 있는 성격과 기술을 본받아야 겠어요.
누가 저보고 '넌 앉은키가 참 크다' 그러면 바로 화장실로 직행하지 싶네요..
검은머리요다// 미움받는다니까요. -_-a
글쎄 누가 저에게 '앉은키가 참 크다'라고 한다면 아마도 - 말 하기 싫을땐 그냥 아무거나 던져버리고 (남자한테 잘 통함. 계속 폭력으로 교육시키면 그만 둠. 이 때 귀엽게 때리면 안 됨. 조낸 패야함.) 아니면 '난 하나라도 잘났는데 넌 잘난게 머 있냐' 해도 될 터이고 별로 친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면 잘 모르는 사람한테 그딴 소리 지껄이라고 집에서 가르치더냐 버럭 해도...... 뭐 전 월화수목금토일 매일 다른 공격태세를 취하려 노력합니다마는.
가하// 저도 외모에 참 민감했던 것 같은데 남자들하고 주로 어울려서 그런지, 아니면 한국 사람을 잘 못 만나게 되면서 외모에 관한 농담은 못 들어서 그런지 요즘에는 무뎌졌어요.
그러고 보면 특히 한국 남자들 정말 고소당할 만한 농담 많이 해요. 여자한테 살 쪘다느니, 다이어트 해야겠다느니, 아니면 성형 견적이 어쩌고 저쩌고 몇 번 농담했다면 변호사비로 파산할걸요. 간 크게 말 하는 사람 몇 번 만났다는 -_-a
그래서 두 분 대화 읽으면 무지 즐거워요. ^^
덧붙여 나도 얼른 그런 스킬을 터득해야지! 라고 불끈하기도;
kristine :// 바퀴벌레도 짝이 있다고 누가 그랬....-_-a
하늘꽃// 네 뭐, 돌려 말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아직도 전 김밥을 잘 못 말고 신랑은 아직도 잘 어지르니까 도움은 별로 안 되는 것 같죠?
kristine// 네, 보통 홍콩/싱가포르/콸라룸푸르 혹은 두바이를 거쳐서 갑니다. 시간대는 그리니치 +2 입니다 :)
SvaraDeva// 반갑습니다 =)